작성일 : 14-12-15 11:39
안재원의 잊혀진 문헌(4): <羅鮮小字典>에 대하여
 글쓴이 : 아포리아
조회 : 20,686  


안재원의 잊혀진 문헌 (4): <Parvum Vocabularium Latino-Coreanum(羅鮮小字典)> 대하여 
       
'philosphia(철학)', ‘natura(자연)','cultura(문화)', ‘societas(사회)’, ‘oeconomia(경제)’, ‘civitas(국가)’, ‘civis(시민)’, ‘animal(동물)’, ‘planta(식물)’, ‘grammatica(문법)’, ‘lingua(언어)’, ‘rhetorica(수사학)’, ‘esse(존재)’, ‘nihilum(허무)’, ‘forma(형식)’, ‘generalis(일반)’, ‘universalis(보편)’, ‘pars(부분)’, ‘ totus(전체)’. ‘humanitas(인문학)’, ‘idea(관념)’, ‘ratio(이성)’, ‘individuus(개인)’, ‘inventio(발명)’, ‘investigatio(수사)’, ‘musica(음악)’, ‘labor(노동)’, ‘ludus(체조)’, ‘의무(officium)’, ‘ius(권리)’, ‘oratio(표현)’, ‘oriens(동양)’, ‘occidentalis(서양)’, ‘paeninsula(반도)’, ‘paradoxon(역설)’, ‘functio(기능)’, ‘phaenomenon(현상)’, ‘phantasma(환상)’, 'qualitas(질)‘, ‘quantitas(질)’, ‘significatio (의미)’, 'signum(기호)', ‘symbolum(상징)’, ‘syllaba(음절)’, ‘theologia(신학)’, ‘universitas(대학)’, (...).      

이 단어들은 문화, 제도, 학문적으로 매우 중요한 어휘들이다. 이 어휘들은 서양의 학문과 사유 체계에서 발전한 개념들인데, 이 개념들은 어떤 방식으로든 수용되었고, 이후 한국의 근대화 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어휘들이다.(1) 그렇다면 이 어휘들은 어떤 방식으로 한국어에 번역- 수용되었을까? 이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 <Parvum Vocabularium Latino-Coreanum(羅鮮小字典)> 과<羅韓辭典>에 기재되어 있는 한국어 단어들을 비교하고자 한다. 이 비교는 새로운 어휘들이 한국어에 어떻게 번역-소개되고 있는지를 분명하게 보여주기 때문이다. 이를 확증하기 위해서 본고는 비교에『한불뎐』과『羅和辭典』을 동시에 비교 항목에 첨가하였다.『한불뎐』과의 비교를 통해서,『羅韓辭典』에 새로이 소개되는 단어들이 이전 한국어에는 없던 새로운 어휘임을 보여주기 위해서이고, 『羅和辭典』과의 비교를 통해서는 새로이 생겨나는 한국어 어휘들이 일본어 어휘를 무차별적으로 수용한 것이 아니고, 독창적으로 신조어를 만들어 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함이다. 마지막으로 한국어 고어사전이나 어원사전을 추적하고자 했으나 한편으로는 시간 부족으로, 다른 한편으로는 마땅하게 정리된 어원사전이 없는 관계로 그 비교의 결과를 제공하지 못하게 된 것이 아쉽다. 이 비교는 여건이 허락하는 한, 작업 조건이 충족되는 범위 내에서 진행할 것임을 약속드린다. 어찌되었든 어휘 비교는 다음 표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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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 보면『羅鮮小字典』은 학습용 단어장에 불과하고,『羅韓辭典』은 평범한 여느 2개어 사전에 불과하지만, 이 사전들에 기재되어 있는 한국어 대응어의 비교, 분석을 통해서, 우리는 학문적으로 중요한 새로운 사실들을 발견했다. 이를 요약 정리하면  크게 네 가지이다.

첫 번째는 새로운 어휘가 한국어에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는 것이다. 이 새로운 어휘들은 근본적으로 동양적 사유체계에서 유래한 것이 아니라, 서양적 학문과 사유체계에서 온 것이고, 이것들은 한국 문화가 서구와 제도와 문화, 학문체계를 한국어로 번역, 수용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파악된다. 

이를 보완, 증명해 주는 사실이 동사의 어휘 수는 그렇게 크게 증가하지 않았는데, 명사의 어휘수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서 확인된다. 물론 영어-한국어, 프랑스어-한국어, 독일어-한국어의 번역, 수용 관계를 분석해야 더욱 확실한 결론을 얻어내겠지만, 우리는 한국 근대화와 관련해서 천주교가 차지하는 역할과 위치를 고려할 때, 라틴어가 한국어를 만나서, 한국어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주었음을 확인된다. 즉 라틴어가 한국어를 만났을 때 일어난 일이다. 이 점과 관련해서 라틴어가 한국 근대화와 관련해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이에 대해서 보다 심층적인 연구와 분석이 시급하다 하겠다. 그래야만 한국어 어휘의 시대별 구성이나 증감을 알 수 있고, 어떤 품사가 가장 오래되었는지, 어떤 어휘가 언제 어떤 경로를 통해 입수 또는 생성되었는지를 알 수 있다.

두 번째는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많은 어휘들이 일본식 번역어라는 점은 주지하다시피 대부분의 학자들이 동의하는 바이다. 그러나 필자는 본 비교를 하는 동안에 이 주장이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예컨대 윤을수 신부의 번역-조어가 일본식 번역-조어 방식과 유사하고, 많은 조어들이 일본식 번역-조어를 따르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비교를 통해서 조사해 보면,『羅韓辭典』에 기재되어 있는 한국어 단어들이『羅和辭典』에서는 발견되지 않는다. 그러니까 일부는 일본식 번역-조어를 받아들였지만, 일부는 윤을수 신부 자신이 직접 번역-조어했다는 추정을 하게 된다.  이 문제와 관련해서 필자가 논문을 통해서 확인한 것은 아니지만 20세기 초반 중국의 번역-조어 방식이 이음절 합성방식이었다고 한다. 이는 일본식 번역-조어 방식과 유사한 것으로, 이러한 번역-조어하는 방식이 한자문화권의 일반적인 신조어방식이 아니었겠냐는 추정을 한다. 물론 이에 대해서는 더욱 자세한 분석과 연구가 필요하겠다. 어쨋든 이 비교 연구를 통해서 필자가 강조하고 싶은 바는 먼저 윤을수 선생의 번역-조어가 꼭 일본어 번역어를 수용한 것이 아니라는 점, 다음으로 윤을수 신부의 조어 방식이 일본식 번역-조어 방식이 아니라 한자 문화권에 통용되던 번역-조어 방식일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라틴어와 한문이 만나기 때문에 중요한 문제제기라고 본다. 이를 확장해서 말한다면, 서양이 동양에 어떻게 수용되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단초를 마련하는 문제제기이기 때문이다. 

세 번째는 이렇게 새롭게 등장한 어휘들이 지금까지도 중요한 전문용어나 술어로 사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 문제와 관련해서는 영어-한국어 같은 다른 이개어 사전을 더욱 조사해 봐야겠지만, 필자가 확인한 바로는 윤을수 신부의『羅韓辭典』에 기재된 한국어 대응 단어들은 출판기획 후 약 70년이 지난 지금에도 큰 변동없이 사용되고 있다. 물론 이 전문 단어들의 의미 중에서 없어진 것도 있겠고, 그 의미가 확장된 것도 있을 것이다. 또 최초로 번역했을 때 그것이 학술어/종교어로 사용하기 위해 번역했는지, 아니면 일반어로 사용하기 위해 번역했는지도 당시의 문헌조사를 통해 밝혀야 할 사항이다.  윤을수 신부에 대한 연구가 천주교 교회사 측면에서 진행되고 있는데, 언어학자, 사전집필자로서 윤을수 신부가 한국어에 끼친 영향과 기여를 본격적으로 평가하는 일이 우리에게 주어져 있다.

네 번째 보고는 비교를 하기 위해 자료를 연구, 분석하는 중에 새로이 찾아낸 사실이다. 이 사실은 사전학과 언어학적 관점에 볼 때 학문적 자료로서『羅鮮小字典』과 『羅韓辭典』이 매우 높은 가치와 중요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羅鮮小字典』이 가지고 있는 학문적 가치는 다음과 같다. 

1.『羅韓辭典』의 경우, 많은 한글 어휘들을 생략하고 있으나, 의미를 정확히 추적할 수 있는 순수 한글 어휘들을 많이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2. 이 한글 어휘들이 대부분 그 어원을 추적할 수 있는 형태로 표기되어 있다는 점이다. 그러니까 한자 단어에서 한글표기로 전환되고, 그 단어들이 순한글인 양 사용되고 있는 많은 어휘들이 있는데, 이에 대한 추적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예로,  signum, I, s. n. (빙거, 령험, 긔, 보람), jam. (adv.), (발(發?)셔, 임(臨?), fingo, is, finxi, fingere. v. a. (만달다, ㅅ굼 (꿈?)이다) 등을 들 수  있다.(2) 
3. 아쉽게도 용례가 많지는 않지만, 정확하게 뜻을 추적할 수 있는 언어학적으로나 문법적으로 흥미로운 문장들이 번역 용례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예컨대  Hoc factum est a me(나 위야 니거시 되엿다) 같은 것이다.  문장의 한글 번역은 현대어 기준에서 보면 문법 위반 현상이다. 그런데 이 사전의 집필자가 비문을 기재하지 않았음이 분명한데, 그렇다면 이런 현상은 어떻게 해명해야 할까?  이 문제와 관련해서 분석, 조사를 더 해 본 결과, 재미있는 새로운 사실을 발견  하게 된다. 즉, 라틴어 Ab은 영어의 by에 해당하는 단어로 수동문 표현에 등장하는 전치사이다. 그런데 한국어 문장이 실은 이를 수용할 만한 표현기제가 없기 때문에, ‘-랄 위하야’의 표현으로 번역한 것이다. 이러한 용례들이 몇 개  더 발견되는데, 이에 대한 분석은 지면 관계상 줄이고, 언어학적으로 흥미로운 다른 표현 문제를 거론하고자 한다. 이유, 원인을 나타내는 라틴어 접속사는, nam, quia, quod(연고난, 인하여, 임의) 등이다. 이에 해당하는 한국어 표현은 “왜냐하면... 때문이다” 구문이다. 그런데 사전 용례에서는 “왜냐하면...”의 구문구조가 전혀 발견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더 풍부한 문헌조사를 해보야 확실하겠지만 100년 전의 조선어에서는 “왜냐하면 .... 때문이다” 구문이 한국어에 서는 아직 정착하지 못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한국어 구문 문제와 관련해서 통사적인 차원에서 또 다른 흥미로운 점은 예컨대 라틴어 관계 대명사 qui, quae, quod에 한국어 표현 ‘바, 뎨, 쟈’를 대응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이 점은 다음과 같은 점에서 중요하다. 한국어에 관계 대명사 표현형이 존재하지 않지만, 라틴어 번역 과정 중에 관계 대명사의 기능과 의미에 해당하는 표현을 찾아 대응시키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해서 한국어는 관계 대명사 구문이 없다는 것이 통설이나, 과연 한국어의 의미구조, 그러니까 한국어의 언어 외적 표현-대상 세계가 관계 대명사 구문을 필요로 하는 의미구조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다만 통사구조에서 그것을 실현하지 못했고, 그럴 필요가 강력하게 제기되지 않아 통사구조로 정착하지 않았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문제는 한국어가 아직도 진화 중이고, 변화 중에 있는 언어이므로, 통시적 관점에서 문헌 자료의 추적을 통해서 관찰해 볼 만한 주제이다. 이렇게『羅鮮小字典』은 한국어 변화 혹은 진화 과정을 밝혀 줄 매우 중요한 문법과 어휘 자료들을 가지고 있다. 
4.『羅鮮小字典』의 학문적 가치는 다음과 같다. 바로 이 사전을 이용해 라틴어를 공부하는 사람들이 한국의 젊은이라는 점에서, 이들은 이 사전을 이용하면서 자연스럽게 단어와 문장에 대해서 그리고 문법에 대해서 체계적인 자의식을 제공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나중에 조선어 문법의 체계화에도 중요한 영향을 주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당연히 이에 대해서도 연구와 분석이 필요하겠다. 왜냐하면 예컨대 주시경 선생의 ‘니람씨’, ‘움직씨’ 같은 품사 개념이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진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서 언급해야 할 바는 한국 천주교 선교 초기에 활약했던 프랑스 ‘빠리 외방 전교회’ 소속 신부님들의 “조선어 연구” 노력이다. 예컨대, 1874년 파리에서 출간된 사를르 달레 신부는 한국어 문법에 대해서 매우 체계적인 분석을 하고 있다.(3) 달레 신부의 조선어 연구는 실은 1866년 병인박해 때 소실된 것으로 전하는 뿌르띠에 신부의 조선어 연구에 힘입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대해 달레 신부는 다음과 같이 보고한다: 
     
“그러나 가장 아까운 손실은 그의(뿌르띠에 신부) ‘朝鮮語 硏究’를 잃은 것이니, 아주 광범한 문법서와 羅韓漢辭典을 10년간 계속 연구하고 공부한 끝에 탈고한 길이었던 것이다.” (4) 

이 서적들이 혹 일부분 이나마 필사본의 조각이라도 우리에게 전해지기를 간절하게 기도하는 마음이다. 왜냐하면 이러한 문헌은 서구어 문법 체계가 조선어의 문법 체계화에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주었는지를 추적하는 중요한 자료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추적-작업이 시급한데, 이는 국어학사를 바로 세우는데 중요한 학적 작업이라고 평가하기 때문이다. 서구어의 문법 연구가 한국어 문법 체계화에 끼친 영향사가 아직 제대로 밝혀지고 있지 않은데, 이에 대한 학계의 관심을 촉구한다. 
5. 최종적으로『羅鮮小字典』이 가지고 있는 학문적 가치는 소자전에 기재된 한국어 어휘들의 품사적 분류와 통사적 기능에 대한 접근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는 점이다. 이는 매우 중요한데, 100년 전 조선어 문장을 접근할 때, 우리는 한 문장에 들어 있는 통사적 단위들이 도대체 부사인지 형용사인지 구별하기가 매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왜냐하면 아직 우리는 19세기 조선어 문법책이 없고, 이 시대의 어휘들에 대한 정보를 담은 18, 19세기 공시 사전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羅鮮小字典』의 조선어 어휘들은 라틴어 문법체계의 분류에 따라 구성되어 있다. 물론 이것이 반드시 맞다고 보장할 수는 없지만,『羅鮮小字典』이 최소한 19세기의 조선어와 조선 문헌을 항해하기에 필요한 기본 나침반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 

이상의 분석을 요약하면 크게 네 가지이다. 먼저 라틴어와 한국어가 만났을 때, 이 만남은  언어 차원에서 뿐만 아니라 사회, 역사, 문화 차원에서 조명해야 할 문제이다.  이런 의미에서『羅鮮小字典』과『羅韓辭典』은 한국 사회의 근대화와 관련해서 한국이 어떻게 서양의 제도와 문화를 수용하고 있는지, 다시 말해서 소위 근대화의 한 축을 해명해 줄 언어 자료의 보고이다. 다음으로 라틴어에서 한국어로의 번역-조어 과정을 분석하는 중에, 우리는 이 번역-조어 과정이 단순한 축자적 번역-대응이 아니라, 라틴어 의미 세계를 한자 문명권으로 옮길 때의 번역-조어 작업이 단순한 우연적 작업의 결과가 아니라 한자 문명권의 의미 세계가 체계와 구조를 가지고 번역-대응하고 있지 않느냐는 조심스런 추정에 도달한다. 이에 대해서는 동양 문화권의 라틴어 전문학자, 사전학자, 역사학자들이 모여서 심도 있게 공동 연구를 진행해야 할 주제로 보인다. 동양이 서양을 번역-수용할 때, 동양은 서양 어휘와 개념들을 어휘 차원에서 어떤 방식의 조어법과 어휘를 선택 했는지, 통사적으로 어떤 구문 형식으로 대응시키는지,  서양의 문법 범주와 형식을 어떻게 한국어로 표현하는지, 의미론적으로 어떤 구조적 비례 관계를 취하고 있는지를 분석하고, 나아가 이것이 한국어 형성과 한국문헌의 기록에  끼친 영향이 무엇인지를 그 영향사적 관계에서 연구해야 할 것이다.  이어『羅鮮小字典』과『羅韓辭典』의 비교는 한국어가 불과 45년(1891년과 1936년)의 간격을 두고 엄청나게 변해가고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 준다. 

필자는 이 시기에 세종대왕의 한글 창제 이후 한국어가 최대의 변화를 겪은 것으로 판단한다. 이 변화는 라틴어가 그리스어를 본격적으로 번역-수용했던 기원 전 1세기 전후와 유사한 언어 상황이며, 프랑스어가 라틴어와 이탈리아어를 번역-수용하던 16세기 전후와 비슷한 상황이다. 이러한 변화에 입각해서 필자는 감히 한국어 발전 단계와 관련해서 이 시기가 고-중세 한국어와 현대 한국어 사이에 있는 단절과 연속을 해명해 줄 수 있는 변곡점의 시기라고 판단한다. 만약 한국어 변화와 관련해서 이 시기가 변곡점의 시대라면, 이제 남은 일은 우선 이 시대에 한정해서, 문헌을 수집 정리하고, 이 자료에 입각해 이 변화를 추적해야 하는 일이 우리에게 던져져 있다. 마지막으로 한국어의 변화 추적은, 특히 사전학적 관점에 볼 때, 일차적으로 개별 어휘들이 ‘어떻게 태어나서, 어떻게 성장하고, 어떤 형태와 의미로 변하고, 시대와 공간의 어떤 영향을 받는지, 어떤 단어로 대체되었는지, 혹은 축소되었는지, 혹은 그 의미폭이 어떻게 확장되었는지’를 조사하고, 이 조사에 입각해서 각 개별 단어들의 보고들을 다시 묶고 정리할 때 가능한 일이다. 따라서 라틴어의 Thesaurus linguae Latinae(TLL) 의 편찬처럼 한국어도 Thesaurus linguae Coreanae(TLC) 사전을 편찬하는 일이 절실한 시점에 도달했다. 

<참고문헌>
(1) 이 주제와 관련한 선행 연구로는 시대와 철학』(13권 제 2호)는 기획 주제로 근대 한국 사회에 철학 서적의 번역-수용 문제를 집중적으로 논의한다. 이 잡지에 게제 된 논문들 중 라틴어 번역과  관련된 논문은 정준영(2003)의 “근대 한국 사회에서 서양 중세 철학의 수용과 번역의 문제-개화기에서 1953년까지의 시기를 중심으로 -, 『시대와 철학』(13권 제 2호), 한국 철학 사상 연구회 편이다.
(2) 지원되지 않는 표기가 있습니다. 아래 하를 모두 '아'로 표기했습니다. 아래에도 동일한 표기의 어려움이 있는 부분은 밑줄을 했습니다. [편집주]
(3) 샤를르 달레(1987: 상권 126-161). 
(3) 상동 하권 p. 416. 

* 이 글은 <한국사전학> 7호 (2006년) 에 실린 <라한소자전>과 <라한사전>의 학적 가치와 중요성에 대하여 논문의 일부를 재인용한 것임을 밝힙니다. ([아포리아 칼럼] Aporia Review of Books, Vol.3, No.1, 2015년 1월, 안재원, 서울대학교 인문학연구원 HK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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