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db.com 기준으로 2014년 개봉된 영화 중에서 가장 좋았던 영화를 뽑으라면 단연 ‘인히어런트 바이스’지만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이나 토마스 핀천, 혹은 60년대 미국의 히피 문화에 대해 특별한 관심이 없는 사람에게 추천할 만한 영화는 아니다. 줄거리를 설명하기도 난감한 이 영화를 제외하면 미스터 터너를 최고로 뽑을 수 있다. 이전에 같은 감독이 만들었던 ‘뒤죽박죽’이라는 영화와 아주 비슷한 분위기인데 예전 영화에서 무대 뒤편의 얘기를 다루었다면 이 영화에서는 터너라는 화가의 이야기를 생동감 있게 다루고 있다. 이 감독의 영화를 좋아하거나 화가들에 대한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다. 아무튼 기대한 대로 배우들의 놀라운 연기와 생생한 대사로 가득 찬 이 영화에서 한 가지 기대 못한 장면은 양자역학 실험 장면이다. 실제로 있었던 일인지는 확인할 길이 없지만 18, 19세기를 다룬 영화들에서 가끔씩 등장하는 과학 실험이나 자연 탐구에 관한 장면들은 자연 현상에 대한 그 당시 서양인들의 탐구심에 대해 엄청난 동경을 갖게 한다.  

엉뚱한 영화 얘기는 그만 하고 오늘 다룰 책 이야기를 해야겠다. 책의 제목은 ‘과학, 철학을 만나다’인데 처음 이 책에 대해 처음 소개를 받았을 때 ‘철학, 과학을 만나다’라고 잘못 들었던 기억이 난다. 나이가 들면서 머리가 단단해지는지 사람 말을 잘못 알아들을 때가 많다. 말을 대충 듣고 자기가 생각해왔던 대로 그냥 생각해버리는 것이다. 꼭 버려야할 태도이지만 쉽지는 않다. 아무튼 내가 그렇게 제목을 잘못 들은 이유는 아마도 잠가 놓은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서 새로운 이성 친구라도 만나야 할 쪽은 철학 쪽이라고 생각했던 나의 편견 때문이었을지도 모르겠다. 나중에 진짜 제목을 알고는 과학에 무슨 문제라도 생겼나? 하는 의문이 들었다. 마치 행복한 결혼 생활을 누리며 잘 살고 있다고 생각했던 친구가 갑자기 점쟁이에게 많은 돈을 갖다 바쳤다던가 갑자기 종교에 푹 빠졌다던가 하는 소식을 들으면 혹시 친구의 삶에 무슨 위기가 찾아온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드는 것처럼 말이다.

물론 실제 책을 읽어 보면 그런 걱정은 싹 사라진다. 아, 그냥 과학철학을 일반에게 소개하는 평범한 과학 철학 입문서로군 하는 생각이 들면서 안도감과 함께 약간의 실망감도 함께 찾아오는 것이다. 포퍼, 쿤 등의 기대했던 등장인물들이 나오고 실제주의와 정합주의의 예상할만한 갈등이 펼쳐지는 등 그다지 참신하거나 흥미로운 이야기는 아니다. 마지막에 다원주의라는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기는 하지만 전체적인 줄거리에 새로운 반전이 되지는 못하는 것 같다. 마치 식스 센스 이후 엠 나이트 샤말란 감독의 엉뚱한 반전을 보는 듯한 느낌이라고나 할까. 물론 과학 철학에 대한 입문서라고 치부하면 딱 거기에 적절한 내용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이런 제목을 들었을 때 단순한 소개 이상의 것을 기대한다고 해서 그런 기대감을 가진 사람을 탓할 수만은 없을 것 같다. 이 책의 제목에 쉼표가 들어 있지 않다면 이 책의 정체를 미리 파악할 수 있었을 것 같다.

단순한 과학철학 입문서라고 봤을 때에도 약간의 문제는 존재한다. 가장 두드러진 것은 저자의 주장을 포함해서 저자가 소개하는 여러 주장들이 당위성에 대한 것인지 관찰에 대한 서술인지 구별이 모호하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과학지식의 활동이 이러이러해왔다는 것인지 아니면 이런 식으로 진행되어야 마땅하다는 것인지 알아듣기가 쉽지 않은 경우가 많은데 이 두 가지는 확실히 다른 이야기이고 특히 일반인을 위한 책이라면 읽는 사람의 혼란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좀 더 명확한 구별이 필요할 것 같다. 또 한 가지 지적하고 싶은 것은 어떻게 보면 과학의 꽃이라고 볼 수 있는 물리학과 그 기반이 되는 수학에 대한 이야기가 부족하고 생물학은 거의 언급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어쩌면 이론에 가장 부합이 잘 된다고 볼 수 있는 18, 19세기 화학에 너무 치우쳐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약간의 허점이 있는 과학 철학 소개서’라고 정체성을 부여하고 나면 그 내용에 대한 이야기는 과학 철학 자체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요점이 뭔지 모를 소비적인 논쟁이야 사람들이 모였다 하면 벌어지는 일이긴 하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답답함을 느끼게 하는 것이 바로 과학 철학에 대한 논쟁이다. 이런 논쟁을 듣다보면 마치 미궁을 헤매는 것 같은 느낌을 버릴 수 없는데 더 심한 것은, 논쟁의 참가자들이 서로 다른 미궁을 헤매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는 아리아드네가 실을 다발로 가져온다고 해도 해결되지 못할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아무튼 아무리 소모적이라고 해도 이런 논쟁 속에서 번성하는 것이 철학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쿤의 ‘과학 혁명의 구조’라는 과학 철학 책이 20세기 가장 중요한 철학 책이라는 소리를 들을 지경까지 된 것은 너무 심한 일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어쨌든 이렇게 학계 내에서 어느 정도 자리를 차지하고 나면 그 분야에 대한 지식이 모든 사람이 알아야하는 교양 수준의 중요한 지식이라고 착각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특히 일반인들이 잘 모르는 경우에는 상식에 머물러 있는 일반 대중의 인식의 범위를 확장시켜주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되고 그런 과정에서 이 책과 같은 대중을 위한 소개서도 나오게 되는 데, 이럴 경우 사실 잘 몰라도 아무 상관없는 이야기인 경우가 꽤 많다.

이런 생각의 저변을 더 살펴보자면, 거기에는 아마도 철학이, 구체적으로 말하면 서양 철학이 현실과 삶의 전체를 품고 있기 때문에 세상의 어떤 것이건 철학적으로 논의해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생각이 깔려 있는 것 같다. 마치 인생의 모든 문제에 대해서 예수님 말씀을 교훈 삼아 대응하려는 기독교 신자의 자세와도 같다. 종교가 삶의 모든 것을 포함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종교라는 틀 안에서 모든 것을 받아들이려 하는 것이다. 서양 철학도 단순히 ‘교육을 잘 받은 일부 서양 백인 남성들의 사고 체계’가 아니라 세계 전체를 품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모든 것에 대한 답을 여기에서 찾으려고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세상을 보는 특별한 한 가지 방법에 불과하다면 실제 현실의 문제에 대해 전통적인 철학의 틀에 맞추어서만 사고한다면 그런 사람들의 답은 제한적이거나 왜곡되거나 주제에 안 맞거나 비상식적인 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과학은 철학에서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 주제일까? 과연 전통적인 과학 철학은 단순한 학자들의 학문이라는 울타리를 벗어나서 일반 사람들까지 관심을 가질 만한 가치가 있는 질문을 하고 있을까? 이에 대한 답을 알려면 먼저 과학 철학이 과학에 대해서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나 같은 사람이 언뜻 생각하기에 과학자들이 어떻게 그런 멋진 생각을 했을까가 가장 궁금하지만 과학 철학에서는 절대로 그런 주제를 다루지 않는다. 하지만 과학 철학을 탓할 수도 없는 것이 인간의 창의성에 대해서 체계적으로 다룬 사람은 아직까지 없었고, 그런 것으로 보아 아마도 당분간은 미지의 세계 속에 남아 있을 수밖에 없는 학문과 지식 밖의 영역에 속하는 것일 가능성이 무척 높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과학 철학이 다루는 것은 무엇일까?

먼저 과학 철학은 인간 인식의 측면에서 과학 지식의 위치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과학 지식이 인식의 측면에서 어떤 특별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지 혹은 그런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 오해에 불과하다면 그것이 왜 오해인지 하는 등의 얘기 말이다. 여기서 특별한 위치란 주로 ‘실제의 현실’을 다루고 있다던가 ‘궁극적인 진실’을 다루고 있다던가 하는 말들로 표현되고 실증주의의 한계, 연역적 논리, 귀납적 논리 등의 주제들이 다루어진다.

하지만 과학이 철학에서 말하는 ‘실제의 물건’ 혹은 ‘궁극적 진리’를 다루고 있지 않다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사실인 것 같다. 과학이란 어차피 현실에 대한 요약, 혹은 다른 말로 ‘모델’을 만들어 내고 그 안에서 이론을 정립할 수밖에는 없다. 궁극적인 과학의 목표라면 이러한 모델의 완성일 테지만 그렇게 완성된 모델도 어차피 모델에 불과할 뿐 현실 자체는 아닌 것이다. 뿐만 아니라 과학이 모델을 세우는 과정, 즉 현실을 요약하는 과정도 극히 제한적인 면에서 각자의 분야가 필요로 하는 부분 안에서 이루어진다. 물리학에서 중요한 개념인 ‘힘’이나 ‘장’이라는 것이 과연 실제의 것이라고 할 수 있을까? ‘힘’이나 ‘장’은 결국 실제의 무언가를 측정한 측정값이고 물리학 이론은 이런 식으로 근본적으로 숫자로 이루어진 모델을 가정하고 있다. 실제가 숫자들로 이루어져 있다면 이러한 개념들이 바로 실제와 동일한 것일 것이다. 하지만 그저 실제를 보는 제한적인 시각에 불과할 수도 있다. 아마도 ‘실제의 것’이란 코카 콜라 광고 안에서만 존재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It’s the real thing!”)

진리라는 문제도 그렇다. 과학적 진술이 논리적으로 증명될 수 없기 때문에 제대로 된 진리가 아니라는 사람들이 많이 있는데 이는 과학 지식 탐구의 목표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닌가 한다. 어떤 과학적 진술을 논리적으로 증명할 수 없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렇게 연역적 논리로 증명할 수 있는 이론은 수학과 논리학 밖에는 없다. (물론 수학도 잘 정리된 공리 체계가 필요하고 그런 공리 체계의 가정 위에서 연역적인 논리가 가능하지만 그 정도는 넘어가도 무리가 없을 것 같다) 과학이론이 이론으로 자리 잡으려면 제대로 된 이론적 체계를 갖고 있어야 하고 실험 결과와도 일치해야 하는 것은 기본이지만 그보다 더 필수적인 것은 자연 현상에 대해 얼마나 좋은 설명을 하고 있느냐 하는 것이다. 어떤 설명이 좋은 설명인지를 따지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설명의 힘에 대한 가치를 벗어나서 논리적 진리 여부를 따지는 것은 과학의 본질을 무시하는 것이고 중요하지 않은 면에 초점을 맞추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과학이 이렇게 특별할 것이 없는, 상당히 기술적인 면에서 지식을 추구하는 과정이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나면 사실 과학 철학에서 다루는 과학 지식의 위상에 대한 논쟁 자체가 무의미해지고 만다. 철학적으로 봤을 때 특별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그 자리에 대한 정당성을 주장할 필요도 없고 그 자리에서 끌어내리기 위해 정통성을 의심하는 과정도 필요없는 것이다. 마치 대통령 출마할 생각이 없는 사람에 대해 대통령의 자질을 따지는 것과 비슷한 일이다. ‘자신이 대통령의 자질이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대통령 출마할 생각이 없는데요?’ ‘대통령으로 당선된다면 어떤 세금 정책을 펴실 겁니까?’ ‘대통령 될 생각 없다니까!’

하지만 그렇다고 과학 지식에 아무런 특징도 없다는 말은 아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많은 사람들을 열광시키거나 혹은 심기를 불편하게 하거나 하지는 않을 것이다. 분명 특별한 면이 있지만 그것의 근원은 어떤 심오한 것이 아니라 단순한 과학적 모델의 몇 가지 특성이 아닐까 한다.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지식의 축적이라는 측면이다. 이 책의 저자를 비롯해서 많은 사람들이 그 중요성을 부정하고 있지만 과학 지식이 진행되는 과정은 분명히 지식의 축적의 과정이다. 이러한 축적이 가능한 것은 과학 지식의 획득 과정에서 이용되는 모델이 각 분야 별로 그 개수가 몇 개 안된다는 것이다. 모델은 다시 말해 현실에 대한 요약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 개수가 적기 때문에 이런 모델을 공유하고 그 모델 안에서 이론을 세워갈 수 있다.그  이론들이 서로 공유되고 서로의 기반이 되면서 전반적인 지식의 축적이 가능해진다.

이러한 과정은 다른 지적 활동과는 많은 차이를 보이는데 특히 철학과는 성격이 많이 다르다. 그 이유는 철학 자체가 현실에 대한 모델을 세우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또한 철학의 특성 상 다루는 대상이 항상 전체에 근접하기 때문에 (철학에서 이 우주 뿐 아니라 ‘모든 가능한 우주’를 다루는 것은 흔한 일이다) 대상이 유사하지만 서로 다른 모델로  그 대상을 설명하기 때문에 서로의 기반이 되어 주기는 매우 힘든 일이다. 세상의 기초를 다시 세우는 작업인 철학에서는 일반적인 상식조차 그 토대로서 가정할 수 없다. 그러나 울트론 정도의 계산 및 기억 능력이 있지 않는 이상 상식이 없이 세계를 떠받칠 수 있는 기반을 만들기란 불가능하다. 대부분의 사람은 상식에서 약간 확장된 개념 또는 상식과 비교해서 약간 어긋나는 개념만 이해하는 것이 가능하다. 과학의 경우 철저히 이런 상식과 또 거의 누구나 동의하는 수학 및 논리에 기반을 두고 이론이 진행된다. 그렇다고 과학이 철학보다 우월한 지적 작업이라는 말은 아니다. 이렇게 상식에 기반을 둔 모델은 철학의 입장에서는 매우 피상적인 모델에 불과할 수도 있으며 과학에서 이런 모델을 벗어난 철학의 심오한 문제를 다루는 것은 무리이다.

과학지식 획득의 과정이 축적의 과정이라는 사실은 이 책에서 그 중요성을 부정하고 있으므로 좀더 자세한 점검이 필요할 것 같다. 이야기가 산으로 가는 것을 막기 위해 과학에서 아주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물리학에 촛점을 맞추어 얘기를 더 해 보기로 하자.

이 책에서도 부정하지 않는 것은 수학의 경우 지식 획득의 과정이 축적의 과정이라는 것이다. 수학은 유일하게 연역적인 학문이고 따라서 아무리 오래된 이론이라도 증명된 이론이 잘못된 것으로 폐기되는 일은 없다 (물론 사람의 오류로 증명 자체가 틀렸을 수도 있지만 이런 일은 실제로는 발생하지 않는다고 봐도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지금도 유클리드의 기하학과 뉴턴의 미적분을 필수로 사용하고 수학 대학원 과정에서 아직까지 18세기 19세기에 제기된 문제들을 다루고 있는 것도 다 그런 이유이다. 현대 이론 물리의 경우 수학과 구별하기 힘들 정도로 수학을 많이 사용할 뿐 아니라 수학을 이론적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축적으로서의 이론의 진화과정이라는 특징이 물리학에도 역시 존재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것도 크게 무리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

물리학에서 수학적으로 제대로 된 기반을 갖고 있으면서 실험 결과와도 일치하는 이론이 폐기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좀더 구체적인 예를 들자면 이 책에서도 언급되고 있는 뉴턴의 중력 법칙의 예가 있다.

뉴턴의 중력 법칙은 과학 철학자들의 주장에 따르면 두 번의 위기를 맞고 이제는 폐기되어 버린 이론이다. 첫번째 위기는 천왕성 궤도의 예측에 대한 오류이고 두번째 위기는 상대성 이론의 등장이다.

1781년에 허셜에 의해 발견된 천왕성이 뉴턴의 이론에 따라 계산한 궤도에서 벗어났을 때 왜 뉴턴 이론은 바로 폐기되지 않았을까? 만약 뉴턴 이론이 수학적인 기반을 갖추지 않았다면 혹은 그랬더라도 천왕성 궤도 계산 값이 몇 도 정도의 차이를 보일 정도로 오차가 컸다면 사람들은 뉴턴 이론에 대해서 심각한 회의를 느꼈을 것이다. 그러나 뉴턴 이론처럼 탄탄한 수학적 기반을 갖춘 이론은 그때까지 없었고 궤도의 오차도 1년에 수백분의 1도에 불과한 값이었다. 물론 수백분의 1도이건 틀린 건 틀린 것 아니냐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것은 과학 이론을 수학이나 논리학 혹은 철학처럼 정도의 차이를 인정하지 않는 학문의 이론과 혼동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착각이다. 이론과 실험 결과가 상당한 차이가 있다면 그 이론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을 수 있지만 그 차이가 극히 미미하다면 그 차이는 그 이론 내에서 수용할 수 있는 선에서 약간의 수정을 가함으로서 극복할 수 있으리라는 반응을 보이는 것이 합리적인 일일 것이다. 특히, 과학이 아주 제한적인 대상에 대해서 제한적인 모델을 세우고 그에 대한 이론을 전개하는 과정이라는 것을 인정한다면 이런 반응은 극히 당연한 반응일 것이다. 게다가 뉴턴 역학의 경우에는 타원 궤도가 성립하려면 중력이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까지 증명했기 때문에 뉴턴 역학을 버리는 것은 행성이 타원 궤도를 그린다는 원칙까지 버려야만 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이론의 포기는 더욱 가당치 않았을 것이다.

물론 뉴턴의 이론처럼 탄탄한 수학적 기반을 갖고 있으면서 뉴턴의 이론 정도로 실험 결과와 일치하는 이론이 여럿 있었다면 뉴턴의 이론이 그토록 열렬한 지지를 받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과학에서 그런 이론이 여럿 있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측정기의 정확도가 점점 증가하면서, 물리적 현상을 제대로 설명할 수 있으면서 이론적 기반을 가진 이론이 하나 이상 나오는 경우는 극히 드물어졌다. 천동설과 지동설의 경우는 좀 특수한 경우이다. 코페르니쿠스의 원형궤도에 기반을 둔 지동설이 처음 나왔을 때에는 관측 결과와의 오차가 천동설보다 그리 작지 않았고 오히려 오차가 더 큰 경우도 많았다. 하지만 점차 많은 천체의 관측이 이루어지면서 천동설은 자리를 잃게 되었다. (그러나 과연 천동설이 틀린 이론이라고 할 수 있을까? 태양이 정지되어 있지 않고 은하계를 떠돌고 있다는 사실은 이제 누구나 알고 있다. 또한 지구가 태양의 중력의 영향을 받듯 태양 역시 지구의 중력의 영향을 받고 있다. 다만 그 영향이 상대적으로 너무나 미미하기 때문에 고려하지 않고 있을 뿐이다. 어쨌든 지구 중심으로 좌표를 그리고 이론을 전개한다면 수학적 기반을 갖고 있으면서 실험 결과도 제법 일치하는 이론을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다만 그 이론은 너무 복잡하고 고려할 사항이 많아져서 아무도 이해하지 못할 이론이 될 것이다.) 

이런 면에서, 과학 이론의 발전 과정에서 측정 기계의 발전의 기여는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할 것이다. 관측 결과에서 측정 오류가 클수록 그 결과를 설명할 수 있는 방법은 점점 많아진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실험 결과 값이 있다고 하자. 시간이 흐르면서 측정한 값이 다음과 같고 이에 대한 오차가 위 아래로 10이라면 이 결과값에 대해 뭐라고 말할 수 있을까?

워낙 오차가 크기 때문에 이 값들이 시간에 따라 1) 증가한다 2) 감소한다 3) 오락가락한다 4) 아무 규칙이 없다는 가설이 모두 가능하다. 하지만 오차가 0.1로 줄어들고 같은 현상에 대해 아마도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값을 얻었다면,

가능한 가설은 값들이 증가한다라는 것 밖에는 남지 않는다. 물론 보너스로 약 1.1의 증가 속도를 보이며 증가한다고 좀더 정확한 서술을 할 수 있게 된다. 실제 과학사에서도 이런 식으로 측정 기계가 점점 정확해질수록 또 측정 대상이 점점 많아질수록 가능한 과학 이론은 점점 줄어들게 되고 제대로 된 이론을 하나 찾기조차 힘들어지는 지경까지 이르게 된다. 프톨레마이오스의 천동설은 5도 각도 정도의 오류를 보였지만 그 정도의 오류에 크게 신경 쓰는 사람은 없었다. 반면 뉴턴의 역학에 대해서는 100 분의 1도, 혹은 10000 분의 1도의 오차에도 사람들이 의문을 제기하게 되었다.

이런 면에서 측정의 정확도가 높아진 것은 과학의 성장과 발전에 있어서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다. 만약 실험 결과와 어느 정도 일치하면서 이론적 기반을 가진 설명 방법이 너무 많이 존재했다면 과학은 결코 지금과 같은 위치를 차지하지 못했을 것이다.

아마도 천문학이 가장 먼저 발전하게 된 이유도 이런 것 때문일 것이다. 터무니없이 먼 하늘에 떠 있는 천체의 위치에 대한 관측이 지상에서 이루어지는 어떤 관측보다 정확하다는 사실은 아이러니처럼 들릴 수도 있지만 사실이다. 천체들처럼 일관된 움직임을 보이는 사물을 지구에서 찾아보기는 힘들다. 이러한 정확하고 규칙적인 관측값에 맞는 이론을 찾아내면서 그토록 정교한 물리학이라는 학문이 성숙하게 됐을 것이라고 본다.

아무튼 이런 이유 때문에 천왕성의 궤도 오차 정도는 뉴턴의 역학에 큰 타격을 입히지 못했다. 오히려 이런 궤도 오차가 뉴턴 역학의 오류 때문이 아니라는 가정을 하고 계산한 위치에서 해왕성이 발견됨에 따라 뉴턴 역학에 대한 사람들의 신뢰는 더욱 높아졌다. 그러나 또 하나 뉴턴 역학이 설명하지 못한 측정값이 또 하나 있었는데 바로 수성 궤도의 변화였다. 수성의 타원 궤도의 장축의 정확한 회전 속도를 뉴턴 역학은 설명하지 못했다. 이 문제는 결국 해결되지 못했고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 이론이 등장하고 나서야 정확한 설명이 가능하게 되었다. 실험 결과를 설명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뉴턴 역학은 폐기되지 않았는데 그것은 다른 더 나은 설명이 없었고 실제 궤도와의 오차가 백년에 100분의 1도 정도 밖에는 안 되었다는 이유도 있었지만 무엇보다도 뉴턴 역학의 이론적인 탄탄한 기반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상대성 이론의 등장은 어떨까? 상대성 이론의 등장으로 뉴턴 역학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만 것일까? 물론 그렇지 않다. 인간의 경험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의 물체의 움직임을 뉴턴 역학은 여전히 거의 완벽하게 설명하고 있다. 뉴턴 역학이 현실과  괴리를 보이는 것은 기존의 인간 경험을 벗어난 극단 적인 상황에서이다. 뉴턴 역학의 한계를 설명할 때 갑자기 달이 없어진다던가 하는 전혀 현실적이지 않은 가정을 하는 것도 다 이런 이유이다. 그러나 어쨌든 적용 범위가 줄어들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아까도 말했듯이 모든 과학 이론은 제한적인 대상에 대한 제한적인 모델 안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때문에 자신이 다루는 범위 안에서만 유효할 수밖에 없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도 현재 물리학에서 가장 훌륭한 이론 중의 하나이고 그 이론이 다루는 대상에 대한 모델 안에서는 정확한 이론이지만 그 이론이 다루는 시공간이라는 대상 자체가 현실과 비교하면 아주 제한적인 것일 수도 있다.

과학 철학이 과학에 대해서 하고 있는 첫 번째 이야기에 대해서 살펴봤으니 두번째로 과학 이론의 형성 과정에 대해서 과학 철학이 하고 있는 이야기에 대해서 살펴보자.

과연 과학 이론은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일까? 마음속에서 그 과정을 상상해 본다면 지금 당장 떠오르는 것은 다음과 같은 두 가지 모습이다.

합리성으로 무장하고 진리에 대한 탐구욕으로 가득 찬 여러 과학자들이 다양한 실험을 펼치면서 그 결과를 면밀히 검토하고 다양한 가설을 세운다. 그 가설은 여러 과학자들의 합리적인 평가를 받고 가장 합리적인 설명을 하고 실험 결과에 가장 잘 부합하는 가설이 대표 이론으로 채택되고 과학자들은 진리 탐구에 더욱 매진한다.

또는,

과학자들은 자기가 속하는 분파에서 주장하는 이론을 증명하기 위해 그 이론을 뒷받침할 수 있는 실험을 선택적으로 하여 내부에서 이론을 공고히 한다. 카리스마가 강한 분파의 우두머리들 간의 정치적 투쟁으로 최고의 이론이 선정되고 다른 분파들은 버티다 버티다 대부분의 과학자들을 주류 이론을 보유한 분파에 항복하고 만다.

과연 어떤 것이 과학자들의 모습일까? 물론 둘 다 아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각각의 측면을 조금씩은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과학 역시 사람이 하는 일이기 때문에 그에 대한 획일적인 모델을 세우기는 힘들다. 과학은 컴퓨터들의 연산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다양한 욕망을 가진 생계를 해결해야 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하는 작업이다. 과학 이론 자체는 정형화된 모델과 완벽한 수식 등으로 이루어져 매우 깔끔해 보이지만 과학자들의 작업은 그렇지 않다. 과학이 진실을 탐구하는 작업이라고 하지만 진실의 끝을 보고 싶지 않은 과학자들도 적지 않을 것이다. 자기 밥줄이 끊어지는 순간이 될 수도 있으니까. 그건 아니더라도 웬만하면 자기가 몸을 담고 있는 분야에서 주로 발전이 이루어지길 바라고 내심 다른 경쟁 분야의 연구가 실패하기를 바라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물론 이런 자세를 가진 사람들 뿐은 아닐 것이다. 어느 정도 괜찮은 이론이 주도적인 이론으로 떠오르길 바라는 합리적인 자세가 조금씩은 혹은 사람에 따라서는 아주 많이 있을 수 있다.

이렇게 유기적으로 벌어지는 과학 활동에 대해서 과학 철학에서는 정형화된 모델을 세우고 그 틀에 맞추려 하고 있다. 물론 그런 모델이 없이는 학문이 성립이 되지 않기 때문에 과학 활동에 대한 전개 과정을 분석할 필요가 진짜 있다면 그런 과정을 거칠 수밖에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과연 그런 분석이 정말 필요한 작업일까?

다른 학문, 특히 철학에서는 학자들의 원본을 읽는 것이 중요하다. 철학을 전공했는데 플라톤이나 아리스토텔레스의 책들을 접해본 적이 없는 사람이 있다고 하자. 과연 그 사람을 제대로 된 철학자라고 받아들일 수 있을까? 철학의 경우는 특히 전공 자체가 특정 철학자와 밀접한 관계가 있고 그 공부를 하는 과정에서 그 철학자의 책을 읽는 것은 필수적인 과정이다. 그 철학자가 백 년 전 사람이건 천 년 전 사람이건 간에 마찬가지이다. 그것은 그러나, 과학의 경우는 그렇지 않다. 장담컨대 물리학에서 가장 중요한 업적 중 하나로 남아 있는 뉴턴의 프린키피아를 읽어본 과학자는 전 세계를 다 찾아봐도 별로 없을 것이다. 아인슈타인의 원본 논문도 읽어본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런 자료들을 읽는 이유는 과학사에 대한 호기심 때문이고 실제 물리학 연구에 필수적인 작업은 아니다. 물리학에서는 10년 전에 발표된 저명한 교수의 논문보다 최근 연구 및 실험 결과들을 정리한 이번 달 과학 잡지의 기사가 더 가치 있고 더 정확한 법이다.

이런 면에서 과학 이론의 생성 및 발전 과정은 과학 자체보다는 과학 외부의 시선, 주로 과학 철학에서 더 가치가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과학 이론의 생성 및 발전 과정에 대해서 과학 철학이 세운 모델 중에서 어떤 것이 정확한 것일까? 그건 마치 회사 생활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업무 능력이 더 중요할까 아니면 정치 능력이 더 중요할까 하는 질문과 비슷하다. 과학 이론의 생성 및 발전 과정을 어떤 추상적 진화 과정으로 보고 나름의 모델들을 세워볼 수는 있겠지만 이런 모델들이 실제 인간들의 작업에 대해 의미 있는 이야기를 해줄 수 있을지는 의심스럽다. 그런 모델들 중 어느 것이 더 옳은지에 대한 얘기는 철학에서의 대부분의 문제들에 대한 답이 그렇듯이 이걸 수도 있고 저걸 수도 있다이다. 학문적으로는 어느 한 쪽이 옳다 아니다를 따지는 것이 가치 있겠지만 애매한 답이 실제와 더 가까울 수도 있는 것이다.

이상으로 과연 과학 철학에 대한 대중서가 필요한지 여부를 고민하기 위해 과학 철학에서의 두 가지 문제제기에 대해서 살펴보았는데 그 얘기는 이만 하고 어떤 이유에서인지 과학 철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 있다면 과학 철학의 입문서로서 마지막으로 책에 대한 지적 몇 가지만 하겠다.

먼저 과학에 대한 얘기를 하지만 구체적인 면에서는 매우 제한된 분야에 대해서만 이야기하고 있다는 것을 첫 번째 문제로 들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에서는 다른 과학은 그저 간단히 언급만 할 뿐이고 주로 화학의 초기 성립기에 대해서 자세히 다루고 있다. 특히 플로지스톤 이론과 산소 이론의 대립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마치 라봐지에의 업적을 깎아 내리기 위해 쓴 장처럼 산소의 발견에 대한 부정적인 얘기를 계속 한다. 마지막에는 플로지스톤 이론이 계속 존속했다면 화학의 발전이 더 많이 이루어졌을지도 모른다는 얘기까지 하는데 이는 정말 이해하기 어려운 주장이 아닐 수 없다. 플로지스톤 이론을 들으면 몰리에르의 희곡 ‘상상병 환자’가 생각나는데 여기서 의사들에게 아편을 먹으면 왜 잠이 오냐고 물으면 의사들은 아편에 ‘수면유도성분 (virtus dormitiva)’이 있다고 준엄하게 설명한다. 보통 사람은 알기 어려운 라틴어로 된 권위 있는 설명 같지만 사실은 아무 내용이 없는 답에 불과하다. 플로지스톤 이론이 그 정도로 무의미한 설명은 아니지만 질량 변화를 설명하지 못하는 것 외에도 기본적으로 물체가 타는 과정에 대한 이해를 도울 수 있는 이론적 기반도 추가적인 정보도 거의 없는 이론이고 결국 현상에 대한 설명의 힘이 부족한 이론이기 때문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것에 대해 아무도 아쉬워하지 않는 것이다 (이 책의 저자만 제외하곤). 

두 번째로 패러다임이라는 용어의 문제인데 이 책에서는 마치 모든 과학 이론이 패러다임이 될 수 있는 것처럼 사용되고 있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저자가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플로지스톤 이론도 하나의 패러다임이 되고 불활성 가스를 주기율표에 추가하느냐 마느냐의 여부도 하나의 패러다임이 되고 만다. 이런 식으로 용어를 넓게 사용한다면 그 용어는 결국 의미를 잃어버리고 개념으로서의 가치도 없어지게 된다. 쿤의 용어 사용에 대해서 저자가 책 앞에서 지적하고 있다는 사실을 생각해보면 더욱 이상하게 느껴지는 부분이다.

이 밖에도 표준 표기법을 지키지 않고 있는 것도 지적하고 싶지만 표준 표기법 자체가 문제가 있기 때문에 크게 잘못되었다고 말하기가 주저된다. 그러나 어쨌든 각자 나름대로 표기를 한다면 용어의 검색이나 분류 등이 어려워지고 결국 한글 사용자 전체적인 면에서 봤을 때 지식 축적의 방해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은 열어두고 싶다.

책의 마지막 부분인 3부에서 저자는 엉뚱하게 창의력과 과학의 다원주의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는데 책의 전체 방향과 이 부분이 어떻게 연결되는지 파악하기는 쉽지 않다. 내용 자체를 봐도, 독단적이지 않은 창의적인 자세로 다양한 이론을 겸허하게 수용해하는 것이 바람직한 과학의 자세라는  좋은 이야기이긴 한데 이런 것들을 마치 저자가 제시하는 새로운 방향인 것처럼 포장하기는 무리가 있다고 본다.

이 책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단연 물의 끓는점에 대한 이야기인데, 과학 이론이라는 것을 현실에 깔끔하게 적용하기가 얼마나 어려운가에 대해 아주 잘 말해 주고 있다. 사실 뉴턴의 역학에 따라 움직이는 물체는 마찰이나 공기의 영향 때문에 실험실 밖에서는 존재하지 않고 물이 0도에서 언다고 하지만 현실에서 정말 0도에서 어는지도 확실하지 않다. (순수한 물의 경우 결정을 이루기 어렵기 때문에 0도에서 얼지 않는다.) 그러나 이 이야기도 저자의 다른 책에서 이미 다룬 주제라서 새로운 점이 없다는 것이 여전히 아쉬움으로 남는다.

결론적으로 이 책은 과학 철학에 대한 개요를 담고 있지만 접근이 아주 제한적이고 다루고 있는 부분도 자세히 다루고 있지 않기 때문에 완벽한 소개서라고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과학 철학의 이론 체계를 정리했다기보다는 저자가 과학 철학을 공부하면서 받은 ‘인상’들을 나열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이 책을 굳이 권한다면 과학 철학의 기초에 대해 제한된 지식이나마 빠른 시간에 겉핥기식으로 습득하기를 원하는 사람이라면 권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게 시간이 없는 사람이라면 마지막 3부는 읽을 필요가 없다는 사실도 꼭 알려주고 싶다.

* 이 글에 대한 권한은 아포리아에 있습니다. copyrights@aporia.co.kr ([서평] Aporia Review of Books, Vol.3, No.7, 2015년 7월, 이상국, 소프트웨어 엔지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