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키아벨리는 당시 지식인들이 읊조리던 키케로의 공화주의에 반발한다. 특히 키케로가 ‘공화’의 제도적 실현으로 제시했던 ‘혼합정체’가 과연 기능할 수 있는지에 대해 의구심을 갖는다. 주지하다시피 키케로는 군주정적 요소, 귀족정적 요소, 민주정적 요소가 잘 혼합된, 이른바 계층 간의 공존에 기초한 혼합정체를 꿈꾸었다. 그리고 이러한 혼합정체를 유지할 수 있는 ‘조정자’(gubernator)로서의 정치가의 역할을 중시했다. 그러기에 키케로의 이상적인 정치가는 플라톤의 철인 통치자는 아니라도 정의와 법에 정통하고, 근본적인 질문에 대답할 수 있어야 하며,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해결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어야 했다. 따라서 정치는 귀족의 전유물이어야 했다. 

마키아벨리에게 이런 키케로는 역사의 수레바퀴를 거꾸로 돌린 사람이었다. 『강의』 1권 37장에서 보듯, 마키아벨리의 눈에는 그라쿠스 형제의 개혁이 실패한 바로 그때, 이미 로마 공화정은 더 이상 원로원 중심의 공화정체로는 유지될 수 없는 상태에 처해 있었다. 지방과 중앙의 후견적 연계도 원활하게 기능하지 못했고, 귀족들 사이의 격한 대립은 인민들의 거센 요구를 견제할 목소리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또한 오랜 전쟁 부역으로 토지를 잃은 농민들, 대농장의 과수 재배로 만성적인 곡물부족에 허덕이는 시민들, 그리고 로마를 가득채운 빈민들은 정치적 선동으로부터 시민적 자유를 지켜낼 수 없었다. 즉 제국이 되어버린 로마 공화정에서 키케로의 공화주의는 귀족의 오만과 인민의 불만 사이에서 제대로 기능하지 못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인민의 정치참여와는 불가피한 시대적 요구였고, 귀족적 심의를 민주적 심의로 대체할 정치적 혜안이 필요했던 시기였다는 것이다. 

동일한 맥락에서, 마키아벨리는 리비우스(Livius)에 대해서도 불만을 드러낸다. 리비우스는 로마 공화정을 창건한 브루투스(Brutus)가 자기 아들들을 희생하면서까지 구축하려한 것도, 로마 공화정을 안팎의 위기에서 구해낸 카밀루스(Camillus)가 구현하려고 한 것도, 모두 ‘조화’와 관련시킨다. 반면 ‘불화’(discordia)는 ‘사치’와 ‘탐욕’과 연관되고, 결국 ‘모반’과 ‘추악한 파당’으로 귀결된다고 본다. 즉 ‘조화는 영광을 가져오고 불화는 파멸을 가져온다.’는 원로원 중심의 공화주의가 기초했던 전통적인 가치를 옹호한 것이다. 반면 마키아벨리는 ‘갈등’의 불가피할 뿐만 아니라 정치사회적으로 긍정적인 기능이 있다는 점을 거듭 강조한다. 안으로는 시민의 자유를 보장하고, 밖으로는 정치 공동체의 독립을 지키는 데 큰 기여를 한다고 믿는다. 당시 지식인들에게 소란스러웠다고 도외시되던 로마 공화정을 모델로 삼은 것도, 그라쿠스 형제의 의도는 좋았다고 칭찬한 것도, 모두 동일한 이유에서였다. 

종종 살루스티우스(Sallustius)가 마키아벨리의 갈등과 관련된 논의의 기초를 제공했다는 주장을 보게 된다. 그러나 마키아벨리와 살루스티우스의 공통점은 ‘갈등’이 아니라 오히려 ‘공포’(metus)의 정치사회적 기능이다. 살루스티우스처럼 마키아벨리도 로마 공화정의 몰락은 카르타고와의 전쟁에서 승리함으로써 외적에 대한 공포가 사라졌을 때부터라고 본다. 그러나 마키아벨리는 ‘외적에 대한 공포’(metus hostilis)가 만들어낸 조화가 로마 공화정을 위대하게 만들었다고 믿지 않는다. 또한 마키아벨리는 당파적 갈등을 부패와 연관시키고, ‘조화’를 ‘불화’보다 앞세우며, 건강했던 로마인들의 ‘영광에 대한 목마름’(cupido gloriae)을 몰락기의 ‘권력과 돈에 대한 굶주림’과 비교할 이유를 발견하지 못한다. 

아울러 르네상스 시기의 인문주의자들이 열광하던 퀸틸리아누스(Quintilianus)와도 다소 거리를 둔다. 15세기에 『연설가 교육』(Institutionis Oratoriae)의 전문이 복원되면서 지식인 사회에서 퀸틸리아누스의 영향력은 지대했다. 물론 인문주의자들이 그로부터 찾으려고 했던 것은 전통적인 수사학의 내용과 양식만은 아니었다. 수사의 공적 역할이 참주들에게 잠식당한 시절, 다음 세대의 교육을 통해 로마 공화정의 황금기를 되살릴 수 있다는 희망을 공유했던 것이다. 그러나 마키아벨리는 말재주뿐만 아니라 훌륭한 마음씨도 요구하는 퀸틸리아누스의 ‘이상적인 연설가’(orato perfectus)를 수용할 수 없었다. 동시에 웅변만을 강조하는 충고도 달갑지 않았다. 설득을 통해 가능한 최선을 만들어 가는 태도만큼이나 실질적인 ‘힘’의 보유가 중요하고, 연설이 성립되는 상황을 주도하는 웅변의 능력만큼이나 적절한 때에 ‘힘’을 행사할 수 있는 의지가 필요하다고 믿었던 것이다.   

마키아벨리가 극복하고자 했던 또 다른 공화주의는 당시 지식인들을 사로잡았던 ‘자치도시’에 대한 환상과 관련이 있다. 그도 당시 거론되던 ‘자치도시’와 관련된 논의에 일정정도 호감을 갖고 있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사적으로는 검소했지만, 공적으로는 매우 부유하고 강력한 나라를 구축했던 독일인들에 대한 칭찬은 단순히 인류학적 관심사에서 그치지 않는다. 

위에서 보다시피, 독일의 도시들은 그가 꿈꾸던 미래의 공화정이 기초해야할 헌신적인 시민의식을 배양하고 유지할 수 있는 제도적 구상에 녹아들어 있다. 독일인들의 ‘단순함 삶’과 ‘자유’가 독일 도시들을 강력하게 만든 것에 그도 큰 감동을 받았던 것이다. 

그러나 마키아벨리는 ‘자치도시’의 환상을 마냥 즐기지 않았다. 오히려 그는 『군주』와 『강의』에서 모두 ‘작은 도시국가’에 대한 부정적이고 비관적인 전망을 피력하고 있다. 주지하다시피, 그는 『군주』뿐만 아니라 『강의』에서도 개방적이고 자유로운 로마 공화정을 높이 평가한다. 반면 폐쇄적이고 고립적인 스파르타와 베네치아에 대해 매우 부정적인 견해를 갖고 있다. 이런 그가 보기에 독일 도시들은 스파르타와 유사했던 것이다. 아울러 그는 독일인들의 분열을 탐탁찮게 보았다. 사실 독일인들은 신성로마제국 황제에게 대항할 때에만 뭉치고 평소에는 분열되어있었다. 따라서 작은 자치도시로 분열된 상태에서는 거대한 외적에 맞설 수 없다는 생각을 가졌던 마키아벨리에게 독일은 바람직한 모델이 아니었던 것이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그의 독일에 대한 칭찬이 단지 소묘에 그친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독일의 도시들이 그의 이상적 정치체제였던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마키아벨리가 꿈꾼 공화정은 일차적으로는 제국으로의 팽창이 가능했던 로마 공화정이다. 그러나 그에게 로마 공화정은 그라쿠스 형제의 개혁이후 시대사적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해 결국 붕괴된 불완전한 정치체제에 불과했다. 로마 공화정은 인민의 정치참여를 보장해서 보다 강력한 제국으로 성장할 수 있는 시점을 놓쳐버렸고, 그 책임은 원로원 지배체제를 유지하려고 몸부림쳤던 귀족들의 오만과 무지의 결과라고 여겼다. 동시에 그는 로마 제국을 통해 향유할 수 있었던 내부적 안정과 외부적 평화에 대해서도 불만이 있었다. 설사 황제 아래에서 안정과 평화를 향유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시민적 자유를 한 사람의 통치아래 도사리고 있는 폭정의 위험 속에 빠뜨리는 것을 원치 않았던 것이다. 공화정을 세울 때에는 ‘한 명’의 강력한 지도자가 필요하더라도, 시민적 자유는 ‘인민’을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믿었기 때문이었다. 

그러기에 마키아벨리는 한편으로는 시민적 자유와 영토의 팽창의 연관성을 설명해야했고, 다른 한편으로는 참주 살해의 정당성과 시민적 자유의 불가피성을 찾아냈어야 했다. 이런 과정에서 그가 제시한 고전적 근거는 대부분 타키투스(Tacitus)에 의존한다. 당시 타키투스의 저술들은 공화주의자들에게는 참주의 권력 아래 훼손된 시민적 자유에 대한 열망을 대변했고, 군주정을 옹호하는 사람들에게는 외세의 침략을 막고 내부적 분열을 극복하기 위해 군주정이 더 낫다는 입장을 강화하는데 사용되었다. 

마키아벨리에게는 타키투스가 ‘제국’과 ‘자유’의 조합이 가능하다는 점을 부각시킨 것은 좋았지만, 인민의 정치참여에 기초한 시민적 자유에 대한 언급이 없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었다. 사실 타키투스는 자유를 이야기할 때 정치체제의 형태와 원칙에 대해서는 큰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게다가 그의 제도적 구상은 황제체제가 원로원의 자유로운 심의와 신중한 견제를 받으면 좋겠다는 정도에 그친다. 따라서 인민의 적극적인 정치참여를 꿈꾸던 마키아벨리에게, 타키투스는 또 다른 극복의 대상일 수밖에 없었다.

16세기에 들어서자 피렌체의 지식인들은 더 이상 ‘제국의 건설’을 언급하지 않는다. 아마도 누구에게나 피렌체가 처한 상황에서 제국을 이야기하는 것이 비현실적으로 보였을 것이다. 또한 메디치 가문의 복귀이후, 인민의 정치참여를 통한 제국의 건설은 정치적으로도 실익이 없는 이야기였을 것이다. 실제로 인민의 정치참여를 배제한 ‘작은 정부’(governo stretto)가 지배적 의견이었고, ‘시민적 자유’나 ‘정치적 참여’는 고전 속에 담겨진 보물처럼 실현하기 힘든 이상처럼 간주했던 시절이었다. 귀족들은 베네치아와 독일 소도시를 모델로 삼은 ‘작은 정부’를 관철시키려고 노력했고, 지식인들도 사보나롤라의 민중적 정부가 가져온 정치적 실패를 비난하는데 열중했던 것이다. 자연스럽게 ‘시민적 자유’와 ‘제국의 건설’을 연관시키는 입장은 논의의 가장자리로 밀려났다.

귀치아르디니도 마키아벨리가 『강의』에서 설계한 공화정이 비현실적이라고 생각했다. 무엇보다 그는 마키아벨리의 ‘인민’ 또는 ‘다수’에 대한 신뢰가 지나치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귀치아르디니가 우려할 만큼 마키아벨리가 ‘인민’ 또는 ‘다수’의 판단을 무조건 옹호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수’ 또는 ‘인민’이 비(非)지배를 관철시키기 위해 분노하거나 저항하는 것에 대해서는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지만, ‘다수’와 ‘인민’이 종종 지배 또는 예속을 지향할 수 있기에 정치 지도자의 역할도 매우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기 때문이다. 다만 정치 지도자의 조정자로서의 역할이 계층 간의 공존이 아니라 ‘다수’와 ‘인민’의 자유와 안전에 더 많은 비중을 두었기에, 마키아벨리의 공화주의는 원로원의 귀족적 심의에 토대를 둔 고전적 공화주의와는 차이가 있었다. 유력가문의 자제로 자라나 메디치 가문의 복귀이후에도 요직을 두루 거쳤던 귀치아르디니, 아마도 그에게는 ‘다수’와 ‘인민’의 정치참여에 큰 비중을 둔 마키아벨리의 공화주의에 대한 심정적인 거부감이 더 컸을지도 모른다. 

최근 마키아벨리의 공화주의가 갖는 특성을 ‘민주적’ 또는 ‘민중적’이라는 범주에서 분석하는 학자들이 증가하고 있다. 몇몇 학자들은 마키아벨리의 공화주의를 아테네 민주정이 표방한 정치적 원칙과 결합시키려는 시도도 하고 있다. 사실 마키아벨리의 정치사상에서 ‘인민’ 또는 ‘다수’의 정치가 갖는 비중에 대해서는 많은 연구자들이 공감하고 있다. 그러나 아테네 민주정과 로마 공화정이 지도자의 선출방식과 그러한 선출방식이 기초했던 정치적 이상이 달랐듯이 그의 정치사상을 인민주권에 기초한 ‘민주주의’라는 틀로 설명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다만 민주주의와 공화주의가 지향하는 바가 마키아벨리가 제시하는 ‘타인의 자의적 지배로부터의 자유,’ 즉 ‘비(비)지배 자유’를 통해 가장 이상적으로 결합할 수 있다는 점을 부인하기는 힘들다. 만약 민주주의와 공화주의를 각각 고유한 전통을 갖고 있으면서도 시대와 상황에 따라 긴장 또는 결합하면서 발전된 정치적 원칙으로 이해한다면, 마키아벨리로부터 민주주의의 제도적 운영과 관련된 지혜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마키아벨리는 ‘다수’가 갖는 소극적 속성, 즉 ‘지배받지 않으려는 열망’으로부터 ‘공공선’의 근거를 찾아내고, 이러한 ‘다수’의 열망을 충족할 수 있는 제도의 확립이 곧 강력한 나라를 만들어낸다. 비단 ‘자유로운 삶’을 이야기하는 『강의』에 국한되는 주장이 아니다. 지배당하지 않기를 원하는 다수의 열망은 마키아벨리의 정치적 상상력의 근원이다. 그래서 『군주』 9장에서 ‘군주는 인민의 편에 서야만 스스로의 지위뿐만 아니라 자기의 안전도 도모할 수 있다.’는 마키아벨리의 충고도 지배욕에 휩싸인 정치가들의 권력본능을 자극하는 충고들과 상충되지 않는다. 『군주』 18장에서 보듯, ‘결과를 보는’ 다수의 판단이 ‘비(非)지배’일 때, 군주의 정치적 야망의 실현이 곧 ‘다수’의 지배받지 않고자하는 열망의 충족으로 귀결될 것이라는 기대가 생기기 때문이다. 바로 이것이 아가토클레스(Agathocles)와 별반 다를 바 없는 히에론(Hieron)이 완전히 다른 사람처럼 묘사되는 이유이며, 바로 이것이 모두가 흠모하던 카이사르(Caesar)가 마키아벨리에게 ‘참주’에 불과한 인물로 취급당하는 이유다.     

그 누구도 마키아벨리의 공화주의에 내재된 ‘조국에 대한 사랑’(amore della patria)을 수사적 기교로 폄하할 수 없다. 비록 소크라테스의 성찰적 애정(eros)이 갖는 도덕적 의무감도, 키케로의 신과 자연의 법에서 비롯된 경건(pietas)도, 기독교에서 말하는 이웃에 대한 사랑(agape)도 찾아 볼 수 없지만, 그의 애국심은 자기의 영혼마저도 아낌없이 내어놓을 의지를 바탕으로 한 것이었다. 그러기에 그의 애국적 호소는 근대이후 많은 애국지사들에게 큰 영감을 불러일으켰고, 조국의 독립과 회복을 위해 헌신했던 많은 사람들에게 위안을 주었다. 

그러나 마키아벨리의 공화주의에서 ‘제국’과 ‘자유’의 결합이 갖는 현재적 의미는 좀 더 깊은 성찰을 요구한다. 특히 마키아벨리의 애국심이 ‘민주주의’와 ‘인권’과 같은 지구화시대 보편적 규범에 부합될 수 있는가, 그리고 그의 애국심이 폐쇄적이고 공격적인 민족주의의 실패를 답습하지 않으면서도 인류공영을 위한 사상적 근거를 제공할 수 있는가를 꼼꼼히 따져 보아야한다. 아울러 그의 공화정이 기초하는 애국심이 인류애로 확대될 수 있는 여지가 있는지 차분하게 숙의해 보아야한다. 

위의 맥락에서, 마찌니(Giuseppe Mazzini)와 마키아벨리가 비슷한 종류의 애국심을 가졌다고 주장하는 학자들이 있다. 이때 마키아벨리의 애국심은 ‘비(非)지배’라는 가치를 공동체 구성원뿐만 아니라 인류 전체로 확대하려는 순화된 집단주의로 간주된다. 소위 ‘민족주의 없는 애국심’이라는 테제에서 마키아벨리의 공화주의를 조명하는 것이다. 

위와 같은 형태의 순화된 애국심을 마키아벨리로부터 찾으려는 것은 사실상 무리가 있다. 마키아벨리의 공화주의는 ‘온정’(caritas)이 아니라 ‘비(非)지배’에 대한 열망(passione)에 기초한다. 따라서 동료에 대한 애정이 개별 공동체를 넘어서서 보편 인류에 대한 애정으로 전환될 수 있는가의 문제는 그가 초점을 맞추던 사안이 아니다. 공존보다 팽창을 꿈꾸던 공화주의자에게 이러한 주제는 부차적이다.  

마키아벨리의 저작들을 우리가 지향하는 가치를 통해 윤색하기보다 그의 공화주의가 갖는 공격적인 성격을 다스릴 원칙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고전적 공화주의에서 시민적 자유가 곧 동료시민에 대한 온정을 보편 인류에게까지 확대해야하는 도덕적 의무감과 동일시되었다면, 그 근거가 고전적 공화주의의 귀족적 성격에 대한 마키아벨리의 불만과 어떻게 병존할 수 있는지를 토론해야한다. 그리고 ‘비(非)지배’가 지구적 차원으로 확대될 수 있는 정치사회적 가치라고 확신한다면, 이러한 가치가 국제정치의 냉혹한 현실에 대한 마키아벨리의 혜안을 통해 어떻게 ‘권력정치’에 대한 일반적 편견을 극복할 수 있는지를 고민해야한다. 만약 이러한 문제들이 극복된다면, 한반도의 평화도 주변 국가들을 자극하는 민족주의가 아니라 평화적 공존을 지향하는 애국심을 통해 조성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